수면장애와 뇌과학41 ADHD와 아동 수면 패턴 1. 뇌의 발달 지연이 만드는 수면 리듬 불균형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는 단순한 행동 문제를 넘어서, 신경발달의 지연과 뇌 기능의 불균형으로 설명할 수 있는 복합적인 상태다. 아동기에 ADHD 증상이 나타날 경우, 단지 낮 동안의 충동성과 주의력 부족뿐 아니라, 야간의 수면 구조와 생체 리듬 전반에도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뇌의 시상하부와 송과체는 생체시계를 조율하며, 일정한 주기로 멜라토닌을 분비해 잠에 들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ADHD 아동의 경우, 이 멜라토닌 분비 패턴이 또래 아동에 비해 평균 1.5시간 이상 지연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이러한 멜라토닌 분비 지연은 ‘수면위상지연증후군(Delayed Sleep Phase Syndrome)’이라는 수면장애로 연결되며, 이는 아이가.. 2025. 6. 1. 우울증과 수면의 충돌 1. 뇌의 기능 저하: 우울증이 수면 리듬을 해체하는 시작점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뇌 기능의 광범위한 변화와 연결되어 있는 복합적 질환이다. 특히 수면의 질과 양을 결정짓는 생체리듬, 즉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의 붕괴는 우울증과 거의 항상 함께 나타나는 핵심적 현상이다. 사람의 뇌는 시상하부에 위치한 시교차상핵(SCN: Suprachiasmatic Nucleus)을 통해 수면과 각성의 타이밍을 정밀하게 조율한다. 하지만 우울 상태가 심화되면 이 시교차상핵의 기능이 흐려지면서 내부 시계가 고장난 듯한 상태에 빠진다.이 내부 시계는 멜라토닌 분비 주기와 직결된다. 멜라토닌은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두운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어 뇌와 신체.. 2025. 6. 1. 스트레스가 수면을 깨는 이유 1. 신경 회로의 과열: 스트레스가 수면 중추에 미치는 정밀한 작용스트레스는 인간의 뇌에 있어 단순한 감정 반응이 아니라, 복잡한 신경생리학적 메커니즘의 시작점이다. 특히 뇌의 편도체(amygdala)는 감정, 특히 공포나 불안과 관련된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하며, 이 과정에서 해마(hippocampus)와 밀접한 상호작용을 수행한다. 해마는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동시에 환경에 대한 컨텍스트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 편도체는 비상 경보를 울리고 해마에 그 정보를 전달한다. 이 신호가 시상하부로 전달되면, HPA 축이 활성화되며 부신에서 코르티솔이 분비된다.이 과정은 순간적인 생존 대응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반복되거나 만성화.. 2025. 5. 31. 기면증과 히포크레틴 1. 각성과 수면을 조절하는 히포크레틴 시스템의 구조적 역할기면증(narcolepsy)은 단순히 졸음이 많은 증상이 아니다. 이 질환의 핵심에는 히포크레틴(orexin, 혹은 hypocretin)이라는 신경 펩타이드의 결핍이 자리하고 있다. 히포크레틴은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각성과 에너지 균형, 수면-각성 주기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중심축 역할을 한다. 기면증의 발생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이 히포크레틴 시스템의 구조적 기능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히포크레틴 신경세포는 뇌 전체에 분포된 다양한 뉴런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뇌간(brainstem), 청반핵(locus coeruleus), 피질(cortex), 시상(thalamus) 등 각성과 수면을 담당하.. 2025. 5. 31. 하지불안증후군의 뇌 신호 1. 감각 과잉 입력과 뇌의 비정상적 신경 반응 구조하지불안증후군은 단순히 다리에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이 아니라, 감각 신호의 전달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신경의 오작동으로 이해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감각 신호는 말초신경계를 통해 뇌로 전달된 후, 감각 피질에서 해석된다. 그런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경우, 말초에서 출발한 감각 신호가 정상보다 과도하거나, 뇌의 감각 해석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과활성 반응을 유도하게 된다.이때 활성화되는 핵심 경로는 척수-시상-피질 경로(Spinothalamic-cortical pathway)이다. 이 경로는 일반적인 통각 및 촉각 정보를 전달하는 주요 통로인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게서는 이 경로의 민감도가 상승되어 있으며, 미세한 자극에도 뇌가 통증이나 불쾌.. 2025. 5. 31. 수면무호흡증과 산소 부족 1. 무호흡 동안 벌어지는 뇌의 산소 절단 사태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 현상 이상의 심각한 생리적 장애다. 특히 수면 중 발생하는 무호흡 상태는 뇌로 전달되는 산소 공급을 반복적으로 차단하는 산소 절단 사태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수면 중에는 호흡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이산화탄소 농도와 산소 농도가 자동적으로 조절된다. 하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공기의 흐름이 상기도(코와 입에서 후두까지)에서 차단되거나 완전히 멈추는 일이 수십에서 수백 번 반복된다.이러한 무호흡 상태는 10초 이상 지속될 때 문제가 되며, 이때 혈액 내 산소포화도는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산소포화도는 일반적으로 95% 이상을 유지해야 뇌와 신체에 적절한 산소가 공급되는데, 수면무호흡이 반복될 경우 이는 70% 이하로 하락할.. 2025. 5. 31. 이전 1 2 3 4 5 6 7 다음